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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723 - 요즘 우리나라 작가들 상황?(주의, 메갈관련)

그냥보기 2016. 7. 23. 15:38

여러가지 서브컬쳐계가 심상치 않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단순한 티셔츠 한 장에서 시작하였다.

티셔츠가 무슨 문제냐 할 수 있지만(심지어 쓰여진 문구 자체는 훌륭하기까지 하다) 그 티셔츠를 판매하는 단체와 그 단체가 사용하는 비용의 용도를 보면 헛웃음이 나올 정도다.

우리가 흔히 아는 메갈리안은 일베를 미러링한다는 집단이다.

미러링? 쉽게 말해 그대로 따라하겠다는 말이다. 그리고 그들은 정말 잘 따라하다 못해 더 저열하려고까지 하고 있다.

일베의 행동을 매우 싫어하는 사람으로서 메갈 역시나 매우 보기 싫은 것은 마찬가지다.


이들의 행동은 마치 아주 어린 애들이 '네가 나쁜 짓을 하니 나도 할테야'라는 것과 같다.

그렇게 싸우는 애들이 선생님께 혼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지 않았던가?

만약 그 둘이서만 치고박고 싸우면 선생님께 혼은 나도 다른 친구들은 그다지 신경쓰지 않았을 수도 있다.

하지만 A가 B를 괴롭힌다고해서 C가 그것을 미러링이라면서 D를 괴롭히는 것은 도대체 무슨 행동일까?

싸우려면 A와 C가 싸워라. 왜 괴롭힘은 B와 D가 당해야 하는 것인가?


다시 본론으로 돌아오자면 그런 단체에서 파는 티셔츠를 산 성우 한 사람으로 인해서 이 사건은 시작되었다.

처음엔 그 성우가 티셔츠때문에 부당해고를 당한줄 알고 반기를 드는 줄 알았다.

그러나 그 티셔츠를 판매하는 단체가 어딘지 알면서 그 성우를 지지한다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얘기는 점점 달라졌다.

처음엔 사람들이 그 티셔츠 판매처가 메갈이라는 것을 몰라서 그러는줄 알았다.

하지만 그 사실을 얘기했을 때 그들의 반응은 '그게 뭐?'였다.

많은 소비자들이 그들에게 어떻게 그런 단체를 옹호할 수 있느냐고 반박했다.

그리고 그들은 말했다.

"돈 내는 노예들 주제에" / "그런 지능으로 내 작품을 어떻게 봤냐?" / "똥같은 새끼들" / "무식한 것들"

이 모든 말들이 향한 곳은 소비자들이었다.

그들에게 소비자란 그저 지능 낮고 하찮은 그저 돈이나 내면 되는 노예들이었나 보다.


진짜 문제는 바로 그들의 이런 의식에서 비롯되었다.

그들이 만약 메갈을 단순히 페미니즘 사이트라 여겼을 뿐이라도 해도(남혐을 지향하는 곳이 어떻게 페미니즘 사이트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들이 취한 행동과 생각은 그와 별개로 매우 심각한 것이었다.

이러한 소식을 접한 소비자들은 지갑을 닫을 것을 선언했다.

각종 서브컬쳐계 사이트에서도 탈퇴가 줄을 이었다.

그 와중에 선량한 작가분들에게 남은 결제금액을 몰아주며 미안함을 표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러한 선량한 분들을 위해서 서브컬쳐계를 지탱해줄 의리는 남아있지 않았다.

그리고 아직도 그 작가들, 비평가들, 심지어 기자까지 포함된 등등의 사람들은 자신들이 이 문화를 이끌고 있는줄 착각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러니 "독자가 어디서 감히 작가에게 훈계질이냐"며 역정을 내는 것이지 않을까?

하지만 우스운 것은 그러면서도 "그래서 안 볼 거야? ㅎㅎ" 따위의 말이나 해댄다는 것.

독자를 걸러 받겠다면서 불특정다수에게 열심히 홍보를 한다는 것 등등.

그러려면 폐쇄적 사이트를 만들어 엄격한 규칙을 통해 신청자를 받으면 될 것을 그들은 자신들이 하는 말과는 전혀 다른 모순된 행동을 하고 있다는 것은 참으로 재밌는 일이다.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할 수 있다.

문제는 실수를 했을 때 그것을 감지할 수 있느냐와 자신의 실수를 덮으려 하는 것이 아니라 인정하고 반성할줄 아느냐이다.

여기서 반성이란 반성이랍시고 "내가 좀 잘못을 했다고 생각이 들 수도 있는데 그건 오해고 니들이 나한테 이러는 것이 진짜 잘못이야"라는 반성문을 쓰는 것을 얘기하는 것이 아니다.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이런 글을 반성문이랍시고 쓰고 있다)

어쨋든 이 일이 앞으로 어떻게 더 전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사람이란 누구나 실수를 할 수 있고 잘 못 된 생각을 가질 수 있으므로 언제나 스스로 반성해보고 상대방의 이야기를 들어보며 다른 사람의 모습을 보면서 배우고 고쳐나가려는 의지를 가지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