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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서장

20140716 - 혈액형별 성격, 그 과격한 신앙

그냥보기 2014. 7. 16. 23:30


미신이라는 것을 싫어하는 집단이 있다. 바로 기독교이다.

그런데 우습게도 내가 이 혈액형별 성격에 대해 글을 적게 만든 것이 바로 기독교인들이다.

어느날 우연히도 사람들이 혈액형으로 상대방을 평가하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우연이라고 말했지만 혈액형별 성격을 믿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피할 수 없는 광경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더욱 놀라운 것은 그들이 모두 기독교인(개신교인)들이었다는 것이다.


교회를 다니는 사람들이 교회에서 많이 듣는 말 중 하나가 미신에 빠지지 말라는 말일 것이다.

내가 그 일을 겪은지 이미 몇 주가 지나고 있지만 여전히 머리 속에서 이 잡념이 사라지지 않는 이유가 그들이 정말 교회를 '열심히' 다니는 사람들이라는 것 때문이다.

그래서 이렇게 몇 자 적어두지 않으면 스스로를 계속 괴롭힐 것 같아 남기게 되었다.


우선 혈액형이라는 것은 무엇일까?

먼저 인간 염색체 46개 중 9번 째 끝자락을 차지하고 있는 유전자 하나일 뿐이라는 것이다.

그러니 유전적인 것으로만 봐도 이게 얼마나 미미한 영향을 미치고 있을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게다가 사람들이 성격을 ABO식으로 4가지를 나누는 혈액형은 수 많은 혈액형 구분법 중 하나일 뿐이라는 것이다.

(아마도 대부분은 MN형이나 RH형 정도는 많이 들어봤을 것이다.)

또한 ABO식 혈액형에서는 Weak A(A2, A3, Am, Ax, Aei 등)나 Weak B(B3, Bm, Bx 등) 등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고로 아주 약한 A형이나 B형은 O형으로 판정될 수도 있다.

어떤 사람들은 정밀검사를 통해 기존에 알던 자신의 혈액형과 판이한 결과를 통보받는 경우도 있다.

그에 더해 예전에 AB형 부모에서 O형 아이가 나와 친자 소동까지 벌였던 기사도 있지 않은가? (기억하는 30대 이상의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결론만 말하자면 친자로 확인되었다.)

첨언을 하자면 Rh형에는 45가지나 되는 항원이 존재한다.


이렇게 보니 혈액형이라는 것은 부정확한 경우도 있고 유전적으로도 상당히 미미한 영역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마 사람들은 '난 맞던데?' / '내 주위를 살펴보면 통계상 정확하다고' 라는 식의 주장을 펼치기를 좋아할 것이다.


무당이나 타로카드, 별자리 성격 같은 것들은 어떤가?

요즘은 그냥 재미용이라고들 생각하지만 예전에는 이런 것들이 지금의 혈액형성격론 만큼이나 유명세를 떨치던 것들이다.

이러한 것들도 사람들은 '정말 맞는 것 같다' / '맞아, 그 사람이 그래서 그런 것이었어!'라는 식으로 적용을 했었다.


사람들의 이러한 심리적 상태는 바넘 효과나 피그말리온 효과, 확증편향 등으로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바넘 효과(혹은 포러 효과) : 일반적이고 모호해서 누구에게나 적용 될 수 있는 성격묘사를 특정 개인에게만 적용되는 것으로 받아들이는 경향

피그말리온 효과 : 무언가에 대한 믿음, 기대, 예측이 실제적으로 일어나는 경향

확증편향 : 자신의 믿음에 부합하는 정보나 결과는 받아들이고 부합하지 않는 정보나 결과는 받아들이지 않는 경향


이 중 확증편향이라는 것은 결국은 바넘 효과와 피그말리온 효과에 의해 이뤄지는 것 같다.(내가 심리학자가 아니라 단순히 추측한 것이다.)

이러한 현상대로 판단하다보니 자신의 믿음을 굳건히 하기 위해 그에 맞지 않는 것들을 배제해버리는 습관이 생긴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그러한 믿음이 확증편향적 심리상태가 되어 신앙심이 깊어지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기독교인들이 똑같은 관점에서 [십이지 성격]이나 [별자리 성격], [무당], [타로카드] 등은 믿지 않는다는 것이다.

내가 생각하는 이유는 너무나 당연하게도 이러한 것들을 교회에서 [미신]이라고 훈련받았기 때문일 것이라 판단한다.


기독교뿐 아니라 모든 종교, 사회에서 편향적인 시각을 가져서는 아니 된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항상 편향된 시각을 고수하려고 한다.

그리고 전적으로 자신의 생각에 확신을 갖는다.

그것이 좀 더 나이가 들고 자꾸만 생각이 굳는 사람들이라면 어느정도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아직 한창 젊고 유연한 사고와 많은 사상을 받아들여야 할 것 같은 사람들이 그럴 때는 너무나 당황스럽다.

누가 이들을 이렇게 만들었을까?

어찌보면 지금까지 한 이야기와는 전혀 상관 없는 이야기일지 모르지만 나는 우리가 처한 상황이 사람들을 생각하고 의심하기를 멈추게 하는 것이 아닌가 한다.

그래서 그들이 철학보다 맹목적 신앙에 매달리는 것이 아닐까?

그래서 무엇이든 믿기만 하려 하다보니 잘 못 판단함을 뒤돌아 볼 시각마저 잃는 것이 아닐까?

그렇게 사람들은 엉뚱한 믿음에 기대 새로운 신앙을 키우는 것이 아닐까?


생각하자, 의심하자, 진실과 진리는 의심없이 공짜로 얻을 수가 없다.(많은 신념이 변해도 어려서부터 계속 변하지 않는 나의 신념 중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