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으로 채우는 공터...

이상향은 사회주의, 현실은 자본주의 본문

끄적끄적/산문

이상향은 사회주의, 현실은 자본주의

그냥보기 2011. 4. 1. 18:06


우리네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 대부분 사회주의를 꿈꾼다.
(여전히) 반공을 부르짖는 이 나라에서 무슨 소리인가 하겠지만 사람이라면 누구나 동정심과 공정심을 가지고 있어서 만인이 행복하기를 원한다.
단지 자본주의라는 틀에 갇혀 있기 때문에 남보다 자신의 행복을 우선시 하는 경향이 강한 것이다.

물론 그렇다고 인간이 사회주의를 지향하는 것은 아니다.
인간은 이상하리만치 경쟁을 좋아하고 그 경쟁에서 남보다 우위에 있기를 바란다.
그것이 결국 권력이 되고 그 권력을 가질 수 있는 경쟁을 부추기는 것이 바로 자본주의이다.
그렇기에 자본주의는 인간사회에서 필연적으로 생겨났을 수 밖에 없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신은 단지 인간이 악한 존재로만 살아가기를 원치 않았던 것 같다.
그래서 양심이라는 것을 주었고 이타심을 가르친 것이 아닐까?

방송에서 형편이 어려운 사람을 보면 돕고자 하는 마음이 생긴다.
비록 실제로 돕지는 못 하더라도 마음만큼은 이미 동정을 베풀고 있는 것이다.
(동정이라고 말하면 자존심의 문제로 이끄는 사람들도 있지만 동정이 결코 그런 하찮은 것은 아니다.)
왜 그런 마음을 가지게 되는 것일까? 저 사람도 행복할 자격이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또한 내가 행복하기 위해서는 내 주변도 행복해야 한다는 것 역시 알기 때문이다.
내 주위 사람들이 불행하면 아무리 내가 부자여도 결코 행복할 수는 없는 것이다.
비록 남보다 우위에 있다는 자만감으로 만족할 수는 있지만 그것이 행복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 반면에 사람은 누구나 남보다 우위에 있고 싶어하는 경향이 있다.
주 이유가 자존심과 허영심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남과 비교했을 때 내가 모자른 점이 있다면 그것은 내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 것이다.
누가 나보다 잘났을 때 괜히 속이 꼬이는 것도 이런 자존심 때문 아니겠는가?
이런 자존심은 허영심으로 나타난다.
괜히 비싼 물건을 사서 "내가 이정도 되는 사람이야"라고 뽐내고 싶어한다.
그것이 자신의 자존감을 세워줄 것이라 생각하는 것이다.
실제로 우리 사회는 그런 허영심의 결과물을 보고 그 사람의 위치를 판단하고는 한다.
그러니 경쟁을 부추기는 이 사회에서 허영심은 날로 커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따지고 보면 무엇이 이상향이고 무엇이 현실인지 잘 모르겠다.
현실적으로 남보다 위에 있고 싶어하기는 하지만 되려 그것이 우리의 이상향일 수도 있겠다.
모두가 행복한 세상을 상상하지만 그것은 우리의 이상이 아닌 우리가 바라는 현실일 수도 있을 것이다.
어쨋든 우리가 사는 현실은 자본주의를 중심으로 굴러간다.
사회주의를 표방한 나라들 조차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자본주의의 경쟁 구도가 살아 있다.
인간은 (특히나) 경쟁을 하지 않고는 살 수 없는 동물인가보다.
함께 나누는 것 보다는 더 많은 것을 가지길 원한다.
그래서 지금 자신이 가진 것이 적은 약자라고 하더라도 나중에 자신이 많은 것을 가진 강자가 되었을 경우를 걱정한다.
그런 마음으로 약자들이 강자편에 서서 그들을 옹호하는 것은 아닌가 생각이 든다.
어쩌면 자신보다 형편이 어려운 사람을 동정하는 이유도 자신이 그보다 우위에 있다는 알량한 자존심 때문은 아닐까 걱정도 된다.

세상이 참 두렵다.
무엇이 진실인지도 모르겠고 사람의 선악이 무엇인지도 모르겠다.
 점점 상대방에 대한 배려가 부족해지는 세상을 보면서 우리는 결국 자본주의의 노예밖에 될 수 없는 것인가 하는 근심이 생긴다.
 이런 상황이 심화될 수록 사람들은 더더욱 격렬하게 분쟁을 일으킬 것이다.
마치 전쟁을 보듯이 양쪽다 상당한 피해를 볼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권력을 잡은 자들(자본가)은 건재할 것이고 남은 사람들은 다시 노예의 삶을 살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자신이 평생 노예로 살아야 한다는 것을 깨닫지 못 하고 자신도 언젠가는 그들의 위치에 오를 것만을 상상할 것이다.
그래서 다시 그들을 지지하고 별다른 수고 없이 부유하게 사는 그들의 노고(?)를 칭송하며 살 것이다.
우리가 아는 위인전들이 그렇듯이.

그래도 내 마음은 여전히 만인의 행복을 바라는 것은 참으로 다행이다.
비록 나 또한 노예의 삶을 벗어날 수 없다고 해도 내 의지까지 지배당하지는 말아야지.
더 강한 자본주의가 온다고 해도 내 바라는 바는 경쟁이 아닌 화합이다.
그것이 내 평생 풀지 못 할 꿈이 될 것이다.